데이비드 오길비 (David Ogilvy)
현대 광고계의 거장 데이비드 오길비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하여 역사학을 전공했으나 우울증 때문에 낙제점을 받아 퇴학을 당하고, 그 길로 농부, 호텔 주방 조리사, 방문 판매원, 여론조사 기관원 등 돈을 벌기 위해 다양한 일을 경험하다가 늦은 나이에 광고계에 입문을 하게 된다.
"38세 실업자입니다. 대학을 중퇴했습니다. 마케팅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고 카피는 써보지도 않았습니다. 광고가 재미있을 것 같아서 업으로 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연봉 5천달러를 희망합니다"
이후 그는 직원 두 명을 데리고 휴잇 오길비 벤슨 앤 매더 광고대행사를 창립하고, 이듬해 뉴욕 메디슨가에 오길비 앤 매더 광고대행사를 창립하여 해서웨이셔츠, 제너럴푸드,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굵직한 광고를 성공시키면서 오길비 앤 매더를 다국적 광고그룹으로 성장시켰다.
브랜드 이미지 (Brand Image)
오길비를 대표하는 광고 두 편을 살펴보면,
'Hathaway' 그는 당시 남자의 셔츠를 구매하는 타깃이 그들의 아내라는 사실을 시장 조사로 알아내고 매력을 잃어가는 남편을 둔 아내들에게 이렇게 호소했다. "The man in the Hathaway shirt" 우아한 품위와 동시에 야성미 넘치는 해서웨이맨을 선물하겠노라고. 이 광고를 통해 아내들은 남편의 전성기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고, 이렇게 구축된 해서웨이 브랜드 이미지는 무려 30년이 지나도록 유지가 되었다.
'Rolls-Royce' 광고 사진은 아이를 픽업하기 위해 주차를 하고 있는 주부의 일상적 모습이지만 그의 카피는 스토리로 자동차의 매력을 호소했다. "At 60 miles an hour the loudest noise in the new Rolls-Royce comes from the electric clock" 시속 60마일로 달리는 신형 롤스로이스 안에서 가장 큰 소음은 전자시계 소리입니다. 여성들은 이 광고를 보면서 신형 롤스로이스를 타면 소음 없이 Mark Dimming의 'Teen Angel'을 가슴 저리도록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이 광고는 두 개의 신문과 두 개의 잡지에 실렸을 뿐,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수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롤스로이스가 이 광고 때문에 생산에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사진에는 무엇인가 스토리를 지녀야 한다. 독자들은 그 뜻을 알기 위해 카피를 읽는다"
이처럼 오길비는 광고를 통해 알기 쉽게 보이는 제품의 개성이 곧 '브랜드 이미지'라고 주장했다.
Hathaway 광고 [좌] Rolls-Royce 광고[우]
편익을 말하라 (End Benefit)
오길비가 남긴 유명한 어록은 많지만, 특히 "광고 카피는 곧 소비자에게 하는 약속"이란 주장은 세계 광고 교과서에 인용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소비자들은 제품이 줄 수 있는 최종 편익을 광고를 통해 알 수 있기 때문에 광고가 사실과 다르게 전달이 되면 안 된다는 것.
"제대로 된 제품이라면 소비자에게 어떤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을지 말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개성이고, 광고는 제품의 개성을 소비자에게 알기 쉽게 보여주는 중요한 채널이다"
개인들의 관심사 (Self-Interest)
카피는 보통 사람의 생각을 넣어야 한다. "당신의 고동치는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제품"이란 것을 확실하게 알려줘야 한다. 이처럼 글에 힘을 실어서 소비자의 머리와 가슴을 겨냥하려면 그들의 라이프스타일, 심리에 대해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오길비는 28세에 갤럽이란 청취자 조사 기관에 취업을 해서 조지 갤럽에게 실사 분석에 대해 집중적으로 배웠다. 그의 통철한 카피는 바로, 충분한 자료와 시장 조사를 바탕으로 과학적 분석을 한 다음 작성되었기 때문이다.
"모든 광고는 판매의 모든 것을 말해야 한다. 카피의 모든 단어들은 반드시 계산이 되어야 한다. 사람들은 어슬픈 광대가 파는 물건은 사지 않는다. 만약 소비자들을 즐겁게 할 목적으로 광고비를 쓴다면 원하는 만큼 제품을 팔 수 없을 것이다"
조사는 창의성을 고갈시킨다는 주장도 있지만, 소비자를 모르면 광고도 모르는 것이다.
솔직한가 (The Facts)
주로 스토리 어필(appeal) 수법으로 소비자의 심리에 반향을 일으켰던 오길비 카피. 오길비는 "사실이 있으면 길게 쓰면 쓸수록 많이 팔린다"라고 주장을 하며 헤드라인을 길게 섰다. 하지만 모바일 광고 매체가 대세인 요즘 오길비 수법의 카피는 유효한가? 요즘 광고 하나가 소비자의 눈에 머물렀다 버려지는 시간은 단 1.3초. 비슷한 단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포털이나 SNS 채널에서 스토리를 연상하게 만드는 카피를 쓴다면 이보다 더 부질없는 짓은 없을 것이다.
"당신에게 최고는 나일 거에요" --> "나만의 당신"
"딸기의 향기에 푹 빠져보세요" --> "딸기, 직접 따가세요"
"당신의 피부가 알아서 반응해요" --> "피부 자연 치유"
이렇게 간단하고 분명하며, 솔직한 카피가 더 효과가 있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길비 카피 철학이 위대한 이유는 제품의 가치를 함축적으로 표현한 동시에 소비자를 향한 기업의 약속을 너무나 잘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가 구입하려는 제품의 진실을 덮고 광고주의 세일즈를 위해 일조를 하는 카피를 써야 한다면 차라리 에디토리얼 그래픽 편집자가 되라"
참고서적
<데이비드 오길비, 좋은 광고를 만드는 11가지 원칙>
•
이 제품을 사용하면 어떤 이익이 있는지 약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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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페인은 대단한 아이디어가 없으면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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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을 말해라
•
지루하지 않게 유니크해라
•
격이 높아야 되며 우스꽝스러워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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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맞게 현대화시켜라
•
좋은 광고로 평가가 되면 효과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 써먹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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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직해라. 자기 가족에게 읽히고 싶지 않은 광고는 아예 만들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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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관성을 유지해라, 광고는 브랜드의 이미지를 확립하는데 기여해야 된다
•
남의 것을 모방하지 마라
글, 이미지 연출: Steph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