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인에게 있어 끊임없는 열정과 노력이 어떤 광고 역사를 만들어 내는지 캠페인 광고의 거장 레오버넷에 대해 알아보자. 내가 한때 근무한 광고회사 <Leo Burnett>의 설립자가 바로 Leo다.
레오버넷 (Leo N, Burnett)
Leo는 미국 미시간주에서 태어났으며, 미시간 앤 아보 대학에 입학하여 미시간 일보의 석간 편집위원으로 일을 하면서 학비를 벌었다. 졸업 후 그는 피오리아저널사에서 주당 18불을 받고 일을 시작하였으며, 1930년 세계 최고 규모의 광고 회사인 어윈웨세이사에 재직할 당시 광고주와 광고계에 명성이 알려지면서 친구 잭 오거피(Jack O'kieffe)와 함께 <Leo Burnett>을 창설한 Leo는 기존의 설명적인 광고전략에서 벗어나 도발적이면서도 독창적인 모델을 구축하는 것을 사훈으로 삼았다.
커먼터치(Common Touch)
Leo는 광고 제작에서 프리미엄 소구, 섹스 어필, 교묘한 술책성 카피를 거부하고 제품의 독특한 개성을 먼저 찾아낸 다음 그 개성을 인간적인 이미지로 소박하게 표현코자 했다.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그가 만든 광고전략이 바로, 커먼터치(Common Touch)다. 좀 더 구체적으로 커먼터치를 살펴보면 이 전략은 제품을 시장조사에 의존하기 보다 그 제품이 인간에게 줄 수 있는 편익을 찾아내어 그 부분을 솔직하고 다정스럽게 묘사를 함으로써 소비자들이 정감과 신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런 전략을 바탕으로 탄생한 독특하고 흥미로운 광고 캐릭터가 바로 그 유명한 <캘러그 호랑이 Tony, Jolly Green Giant, 카우보이 말보로맨, 필리스버리 도넛 보이, Keebler 사의 난쟁이들과 모리스 고양이>다.
특히 이 중에 초록색 거인인 Jolly의 탄생으로 미네스타 밸리 통조림 회사는 아예 상호를 자이언트 컴퍼니로 바꿔버렸고, Leo가 <말 안장 위에 남자 중의 남자>라 소개한 말보로 광고는 현대 광고 역사상 최장수 캠페인으로 남아있다.
열정의 대명사
광고를 만드는 사람은 외모도 빼어나고 말도 잘해야 할까? Leo는 외모도 그다지 출중하지 못하고 말 재간도 부족했지만 진정한 인간미와 열정이 있었다.
<레오버넷은 키가 작고 어깨는 아래로 축쳐졌으며 배는 올챙이 배다. 옷깃에는 늘 담뱃재가 떨어져 있고 두 겹으로 된 커다란 턱 때문에 개구리처럼 보였다. 목소리는 퉁명스럽고 표현력이 다소 부족한데 호전적이다. 그러나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툭 튀어나온 아랫입술이다> Carl Hixon
Leo는 평소 무뚝뚝하고 수줍은 듯 어누룩한 말투를 보이지만 일단 광고 이야기가 나오면 불타오르는 남자로 변했다. 그리고 광고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랫입술을 쑥 내미는 습관이 있어서 직원들이 광고 시안이 그에게 채택이 될지 아닐지를 판정하기 위해 입술 돌출 지수(LPI : Lip Protrysion Index)라는 우스꽝스러운 기준을 만들었는데 LPI가 5 이상이면 그날 밤을 새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니 Leo는 말없이 까다로운 CEO가 맞다. Leo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현역으로 일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평소 새벽 5시에 기상해 아침식사 전까지 광고 창작에 몰두하고, 8시 13분에 출근하여 한밤중이 되어서야 옆구리에 종이뭉치를 낀 채 택시를 타고 집으로 가다가도 생각에 빠져 시카고 역에 내려서는 택시기사에게 <15층으로 갑시다>라고 말한 사건은 지금도 유명한 일화로 남아있다.
이러한 열정으로 세워진 Leo Burnett 사는 창사 25주년 만에 미국의 6대 기업이 되어 광고회사가 대기업이 될 수 있음을 증명하였다. Leo는 72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이제 일주일에 출근을 사흘만 하겠다>라 선언할 정도로 열정적으로 일을 했지만 아쉽게도 그 해 6월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하늘의 별과 사과
Leo를 검색하면 하늘을 향해 손을 뻗어 별을 잡으려는 이미지와 한 입 베어먹은 사과가 나온다. 하늘의 별을 잡으려는 손은 밤새워 일을 하는 Leo의 도전과 열정을, 한 입 베어먹은 사과는 Leo가 신선한 광고를 추구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 한 입 배어먹은 사과에 대해 전해지는 일화는 이렇다. Leo가 처음 회사를 설립한 곳은 허름한 창고였다. 어느날 광고주로부터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하고 창고로 돌아온 Leo는 배가 고파서 책상 위에 놓인 사과를 한 입 깨물었는데 그렇게 상큼하고 시원할 수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Leo는 그 기분으로 결국 하늘의 별을 잡았다.
Leo Warehouse / Leo Burnett Toronto office. Leo Star. Leo Apple/ Leo Moscow office
<하늘의 별을 잡기 위해 손을 뻗으십시오. 어쩌면 단 한 개의 별도 잡지 못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결코 땅의 진흙을 움켜잡는 일도 없을 것입니다. 별을 따고자 하는 이러한 정신이 우리로 하여금 밤새워 일하게 하고, 어딜 가든지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하고, 더 좋은 제작물을 만들기 위해 스스로 만든 것을 쓰레기통에 버리게도 합니다> Leo N, Burnett
내재된 드라마
한 브랜드가 인간의 가치를 간직한다면 소비자들은 그 브랜드에 대한 '신봉자'가 될 것이란 것이 Leo의 광고 철학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심리속에 내재될 수 있는 광고를 만들어야 하는데Leo는 그 방법으로 소비자의 심리를 충족시킬 만한 이야기를 제품에서 찾아내고 그것을 상징할 만한 인물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다가갔다. 이런 광고 철학의 대표적인 작품이 바로, <말보로> 광고로거칠고 강인한 말보르맨은 지금까지도 담배의 상징으로 남아있다.
Leo Burnett. 미국. 1891 ~ 1971
<진짜 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는 자기 직업을 단순히 한 편의 광고나 하나의 캠페인을 만드는 일에 국한시키지 않습니다. 제품 판매에 관한 여러 가지 요소들에 대해 두루두루 명확한 이해를 가지고 접근합니다. 당장은 인기를 얻지 못하더라도 맞는 컨셉과 근거를 고집하는 것이 쉽고 빠르게 광고주와 타협하는 것보다 가치 있습니다> Leo N, Burnett
순수한 열정과 분명한 광고 철학을 지닌 구수하고 믿음을 주는 카피라이터 레오버넷! 너무 정감이 가지 않는가.
Stephen 생각